본 연구는 2000년 이후 고령화사회에서 2007년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변화와 대비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치매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작된 연구라 할 수 있다. 특히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그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 탄생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시작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까지 이르는 동안에 우리나라의 치매와 관련한 정책은 시종일관 치매예방 활동에 대한 정책과 방향성을 기조로 하고 있다. 20081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치매 조기발견 및 예방 강화가 추진 정책에 등장하며, 20132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는 치매의 예방-발견-치료-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기반 구축을 추진 방향으로 삼았으며, 2016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는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예방 및 관리를 추진정책에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치매 노인과 관련된 정책은 예방에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치매와 관련한 프로그램 현장을 학술현장과 실천현장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여전히 각 영역에 대한 체계적인 유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학술현장에서도 치매 예방과 유지·완화를 위한 효과성 연구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었고,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실천현장에서도 노인을 위한 치매예방 프로그램들은 보인복지관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각 영역이 공히 기능적 요소들의 개발이 부진한데 따른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지 못한 한계들이 있었고, 기능적 요소는 혼용해 활용되고 있었다. 학술현장의 경우 효과성이 긍정적으로 검증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어떠한 작동 원리로 인해 양산됐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연구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 점은 발표된 연구물의 제언에서도 등장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체계적인 유형화의 문제, 노인의 심신에 따른 개별화된 프로그램, 전문가의 양성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제언은 2003년에 처음 등장하여 2017년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 개발이 매우 부진하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실천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유튜브를 통해 본 현장은 학술현장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영상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치매와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노인 레크리에이션, 노인 치료레크리에이션, 노인 놀이치료에 모두 검색될 수 있는 형식으로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다시 말해 검색태그나 게시글 제목에 세 영역의 제목을 모두 삽입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개인적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활동 동영상의 게제는 크리에이터의 자유의지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유튜브 영상이 보는 즐거움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보로서의 가치를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올바른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는 전술한데로 38편의 학술현장 논문과 891개의 실천현장 동영상을 면밀하게 분석하였고 여기에서 드러난 문제와 한계들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였다.

 본 연구도 치매예방 놀이를 건강한 노인에게 경험하게 한 후 그 효과성을 보고자 하는 연구이다. 치매예방 놀이는 현재는 특별한 질병이 없이 건강하지만 노화로 인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신 기능의 유지·향상과 사회성 향상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의 삶과 사회적 관계망을 지속적으로 향유하게 하는 활동으로 핵심 구성 요소는 협동’, ‘도구 활용’, ‘놀이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됐을 때 비로소 치매예방적 효과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치매예방의 효과가 단순히 프로그램을 경험함으로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내재되어 있는 요소들이 제각기 역할들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원리로 만들어진 놀이이다.

 협동은 JohnsonJohnson(1994)이 말하는 다섯 가지 원리인 긍정적 상호의존성, 개별적 책무성, 대면적 상호작용, 사회적 기술, 집단과정을 구성하고 있으며, 쇠퇴하는 노인의 인지능력 유지와 향상에 일정부분 긍정적인 기여 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는 인지발달론(cognitive development theory)과 인지정교화론에 근거한 것이다(한지선, 2005).

 도구 활용은 치매노인에게 일상생활과 식생활을 비롯한 행동이나 의식을 점검하여 개선하는데 도움을 줌으로 인지능력을 기르고 노인의 정신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작용(Montessori, 1992)을 하며 또한 프로그램 수행과정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의 향상과 사회성 발달, 구체적인 대상의 경험을 통한 현실감(김경화, 2007)을 주기도 한다. 이는 건강한 노인에게 적용했을 때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놀이는 공포 극복, 창조적 사고, 정화, 환상과 상상, 관계증진, 긍정적 정서라는 회복적인 요인을 통해 노인의 신체기능의 향상이나 심리치료에 긍정적 변화를 갖게 하는 힘(박찬옥, 2004)을 가지고 있다. 세 개의 핵심요소에 팀 편성과 적당한 긴장감을 제공하는 경쟁이 더해서 치매예방적 효과를 양산하게 된다.

 이 세 가지 핵심요소와 연구자가 새롭게 고안하여 만든 놀이가 더해져 치매예방 놀이를 만들게 됐는데 이는 그 동안 학술현장이나 실천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놀이와는 전혀 다른 형태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그 동안의 연구가 궁극적으로 치매예방과 유지·완화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의 효과성 연구였다면, 본 연구는 곧 노인세대로 진입할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온전하게 치매예방을 목적으로 한 효과성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 결과로서 그들의 심신상태와 여가 욕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치매예방 놀이가 필요한 이유이자 본 연구의 의미기도 하다.

 학술현장의 진행자에 대해 전술한데로 선행연구 대부분은 연구자가 비 노인여가전문가가 대부분이었지만 본 연구는 연구자가 레크리에이션·이벤트 전문가이자 노인여가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을 통한 보다 전문적인 연구였다.

 이와 같은 준비와 조건을 통해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는데 이는 그동안 발표된 선행연구들과는 다른 결과이다. 그동안은 개인적 변화에 치중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면 본 연구는 사회적 변화를 함께 보고자 했다. 여기에는 애당초 놀이의 형식이나 진행방식이 사회적 변화를 가능하게 한 형태로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 변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가 뒤따라야 하고, 사회적 변화를 위해서는 개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는 환경 속에 인간이라는 의미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성공적 노화의 개념에 사회적 노화의 개념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하고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의 효과성의 결과도 주목할 점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질적연구 방법을 통해 그 결과가 어떤 과정들을 통해 나타나게 됐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에는 협동이라는 요소가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동안에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상세히 알 수 있고, 도구가 노인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지 도구 활용을 통해서 어떤 장점들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놀이가 가진 회복적인 힘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싣고 있다. 여기에 세 요소의 조합에 촉진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팀 편성과 경쟁의 외부적인 요인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궁긍적으로는 과거의 노인과는 다른 신 노년층의 등장에 맞게 그들의 심신 상태에 맞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에 따른 가능성을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아직 노인세대로 진입하지도 않은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노인들에 준하는 건강한 연령대의 노인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려는 노력을 했고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는 노인들과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노인관련 복지관 종사자들이나 실천현장의 전문가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본 연구에서는 치매예방 놀이가 노인들의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제공하는가를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하였다. 종전까지의 연구가 변화의 결과만을 보고자 한 것이었다면 본 연구는 그 변화를 있게 한 과정까지 보고자 한 연구로 건강한 노인의 치매예방 프로그램 개발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에 참여한 13명의 전체 참여자 중에서 이론적 표집에 의해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닐 정도의 중대한 질병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노인 5명을 최종 연구 참여자로 선정했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6세였다.

 자료 수집은 20185월부터 201810월까지 참여관찰, 인터뷰, 현장메모를 실시하였다. 참여관찰과 현장메모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매 회마다 이루어졌고 자료는 동영상과 현장녹음, 이미지 자료였다. 심층인터뷰는 5명의 연구 참여자에게 2회씩을 실시했으며, 1차 그룹 인터뷰는 경로당 이전 문제로 이틀에 걸쳐 3명과 2명으로 나눠 실시하였고, 2차 그룹 인터뷰는 5명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실시하였다. 인터뷰와 그룹 인터뷰는 매회 60분을 넘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했으며, 충분히 자료의 포화상태를 구할 수 있었다.

 자료 분석은 사례 연구 분석방법인 범주 합산과 직접해석법으로 1단계에서는 자료 정리와 내용 읽기, 2단계에서는 의미 달기와 분류하기, 3단계에서는 의미단위들의 범주 합산을 실시해 최종적으로 47개의 의미단위, 11개의 범주, 2개의 차원을 도출하였다.

 최종적으로 치매예방 놀이 경험 후 나타난 효과성은 2개의 차원으로 귀결됐는데 개인적 차원사회적 차원이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적 차원에는 도구 활용을 통한 호기심 자극’, ‘놀이를 통한 사유능력 향상’, ‘많은 움직임으로 신체 활성화’, ‘늘어난 웃음‘,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 ‘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6개 범주였다.

 ‘도구 활용을 통한 호기심 자극은 치매예방 놀이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연구 현장은 매회 프로그램 시작 전에 펼쳐놓은 도구를 보고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궁금해 하는 것이 일상적인 프로그램의 첫 시작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거듭될수록 노인들의 상상력은 발전하였는데, 때로는 놀이 방법을 근접하게 맞추는 경우도 있었다. 호기심과 흥미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지만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점 쇠퇴하기 때문에 이를 지연하거나 강화해줄 필요가 있다.

 ‘놀이를 통한 사유능력 향상은 치매예방 놀이를 개발할 때 많은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게 함으로서 나타난 결과이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 초기에는 많이 힘들어하였고 부담스러워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하는 것을 즐거워했으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렇게 변한 이유가, 진술 중에 그나마 재미있어서라고 하였지만 연구자가 분석한 바로는 협동이라는 핵심요소와 경쟁이라는 강화 조건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었다.

 ‘많은 움직임으로 신체 활성화도 생각의 변화라 할 수 있는데 노인들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불편함과 고통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지속 되면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근육도 점점 굳어지게 돼 더욱 안 좋은 습관으로 고착될 수도 있다. 이런 습관들을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그런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번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많이 노력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이 역시 협동이라는 핵심요소와 경쟁이라는 강화조건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늘어난 웃음은 치매예방 놀이가 가지고 있는 노인여가 프로그램으로서의 속성인 즐거움과 재미가 함께 했다는 의미로, 목적이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하더라도 그와 함께 즐거움과 재미가 동반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기대하는 효과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쇠퇴했던 적극성과 도전의식이 다시 생겼다는 것으로 실제 본인들의 능력이 향상됐거나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거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노인 대상 여가 프로그램에는 심신 기능의 유지와 향상이 목적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작 노인 스스로가 향상을 위해 도전하고 싶은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까지 6개의 범주를 요약하면 치매예방 놀이 경험으로 나타난 노인들의 개인적 효과성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사회적 차원에는 협동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적 사회성 향상’, ‘그룹 속 자기 활동능력 탐색’, ‘경쟁과 협동을 통한 상호이해 증진’, ‘팀 편성에 따른 역할과 책임감 자각’, ‘동료들과의 전향적 인간관계 구축5개 범주였다.

 ‘협동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적 사회성 향상은 그 동안 노인들이 경험했던 노인여가 프로그램보다 생각하는 것과 움직임이 많은 것을 수행함으로서 가장 큰 동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생각하는 놀이의 경우에는 본인 혼자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고, 그 생각은 한번으로 족한 것이 아니라 놀이가 끝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 설령 몇몇 특정인에 의존하더라도 혼자서는 수행하기 힘든 놀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움직임이 많은 놀이들도 동료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과를 만들 수 없는 놀이들로 구성됐으며 협동에는 꼭 같이 해야 하는 협동도 있지만, 본인이 분담해야 할 과제가 나눠져 있는 형태도 있었기에 협동하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는 놀이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협동할 수밖에 없었고 협동을 통해 동료들과의 관계들이 개선되거나 심화되었다.

 ‘그룹 속 자기 활동능력 탐색은 놀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노인들 스스로가 규칙을 만들어 응용하거나 변형해서 할 수 있는 역량 강화로 그런 모습은 현장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건강한 노인에게 맞는 새로운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만들 때 놀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놀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회복 기능이기도 하지만, 허근·김지연(2017), 권중돈(2010)이 제안한 실천 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 놀이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안한 내용을 보면, 대화하기, 외향적으로 변하기, 소통하기, 스트레스 덜 받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도전하기, 적극적인 사고, 운동, 계산하기, 경쟁하기, 몰입하기, 게임하기, 웃기, 머리 쓰기, 새로운 정보 입력하기, 산책하기 등이다. 자세히 보면, 건강한 노인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이 혼자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들이 아니라, 최소한 2명 이상이 함께 해야 하는 것들이다.

 ‘경쟁과 협동을 통한 상호이해 증진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협동해야 하고 협동하기 위해선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쟁적 진행이라고 해도 협동과 무관하다고 하면 동료들과 대화할 필요가 없이 본인만 잘 익히고 수행하면 되지만, 치매예방 놀이는 전술한대로 혼자서 하는 놀이가 아니라 다 같이 함께해야 하는 형태로 되어있어 협동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진행방법으로 도입한 경쟁적 진행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팀 편성에 따른 역할과 책임감 자각은 노인이 되는 과정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사회적 이탈로 인한 허탈감과 상실감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역할상실에 따른 소외감 등으로 읽어버린 역할에 따른 책임감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강화한 조건이었다. 혼자 하는 노인여가 활동은 꼭 해야 하는 의무감이 없는 이상,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지만 팀 편성을 통해 소속감을 부여하고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할당받아 수행함으로서 과하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 책임감은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적극성을 띠게 하였고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주었다.

 ‘동료들과의 전향적 인간관계 구축은 그 동안 경로당에 함께 다니면서도 서먹했거나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소원했던 관계들이 해소됐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은 방향으로 변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관계가 재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치매예방 놀이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놀이에 내재되 있는 핵심 요소들의 유기적인 조합과 이를 강화해줄 수 있는 강화 조건들이 최적으로 발동하여 나타난 결과하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 5개의 범주를 요약하여 치매예방 놀이 경험으로 나타난 노인들의 사회적 효과성이라 할 수 있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년기에는 퇴직, 배우자와 친구의 상실 등으로 인하여 사회관계망이 줄어들고 그가 지닌 사회적 지위나 역할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권중돈, 2010). Rosow(1985)는 일생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역할의 종류와 수, 중요성이 달라진다고 하며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첫째 제도적 지위와 역할로 기업체의 과장, 가정의 생계 유지자 등과 같이 지위와 역할이 분명한 경우, 둘째 희박한 지위와 역할로 명예총장, 실직 과장, 퇴직 가장 등과 같은 미미한 역할, 셋째 비공식적 지위와 역할로 비공식적 진행자, 공식적 지위는 없으나 역할이 있는 경우, 넷째 무 역할의 지위로 실제 사회적 의미가 전혀 없는 경우를 말하고 있다(양영순, 2007).

 이와 같이 노년의 지위나 역할의 변화나 상실은 노인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 등이 낮아지게 된다(권중돈, 2010). 그러나 일련의 과정은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그로 인한 상실감은 완화할 수 있다.

 ‘환경 속에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노인이 된다 해도 여전히 사회 체계 내에서의 관계를 맺고 집단 간의 상호 작용 속에서의 역할과 지위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임정숙, 2018). 이런 욕구는 최근 노인세대에 진입하는 노인들에게 더욱 나타나고 있다.

 위 노년기에 나타나는 사회적 노화의 내용과 최근 등장하는 노인의 성향을 보면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나의 지위나 역할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있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우려이다. 따라서 노인의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노인여가 프로그램으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젊었을 적에 가졌던 지위나 역할을 발휘하게 함으로서 소속감도 느끼고 소속감으로 인한 중하지 않은 책임감을 갖게 하고자 했던 의도로 팀()을 편성해 진행하였다.

 의미 단위를 보면 팀 구성은 자연스럽게 협동을 부름’, ‘지게 되면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있음’, ‘팀을 위해서 열심히 하게 됨’,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함으로 도출되었다.

 ‘지게 되면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있음팀을 위해서 열심히 하게 됨에서 보듯이 팀()에 동료로서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를 확인할 수 있었고 간혹 팀 대항 개별경쟁에서 지는 경우가 발생하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동료들에게 묻고 재도전하기도 하였다. 동료가 알려준 방법 데로 실행해서 이기게 되면 알려준 동료는 뿌듯해하였다. 간혹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못하는 동료가 발생해도 핀잔을 주거나 질타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하게 되면 종전보다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림 22> 연구 현장(알까기, 실버컵스택 2차, 7회) 2018. 08. 07

(A 예쁜이)

 원래 조를 만들어주면 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눈치 보이잖아! 그것은 아니고 미안하지. 그러니 자연스럽게 협동하게 되지.

(B 여사)

 내가 잘해야 하는데 내가 잘못해서 우리가 많이 지는 것 같아. 그런 것은 아닌데 그냥 미안하지. 오늘도 나 때문에 진 것 같은데, 더 열심히 해야지. 그냥 함께 하면서 잠깐이라도 이기고 지고 웃는 거지 뭐! 그냥 미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거지. 에이 화내고 그런 것은 없지. 그냥 그렇다는 거지.

(C 여군)

 예전 같으면 줄 세워서 다 지시하고 하겠지. 그때는 좋았지. 그래도 선생님이 그런 것을 잘 아네. 같은 팀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열심히 하게 되지. 나야 잘 알지. 저 양반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 그래도 뭔가 하려고 하네. 나도 열심히 하게 되고, 예전처럼 생각은 있지만 그렇게는 못해도(잠깐 회상) 나도 요즘에는 다리가 조금 아플 것 같아. 이게 중요해 그래야 책임감을 가지고 하게 되지.

(E 막내)

 나두 젊었을 때는 정말 잘 놀았지. 끝내줬는데 언제가 내가... 늙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남들과 어울리기가 싫더라고 나가기도 싫고... 한동안은 그랬지. 여기서 그렇게 할 수 도 없고 많이 좋아졌어. 변했지. 같이 어울리고 하다보니까 놀이도 하고 예전 성격이 다시 나오더라고 그래서 재밌어요.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인 레크리에이션, 노인 치료레크리에이션, 노인 놀이치료의 실천현장에서 진행자가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노인 레크리에이션 활동 중에서 건강한 노인들의 신체활동으로 운동회 정도가 경쟁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형식이지 의도적으로 경쟁적 진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노인 치료레크리에이션과 노인 놀이치료가 더욱 경쟁적 진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상의 심신이 많이 저하됐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경쟁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어렵고 설령 그런 분위기 속에 결과가 양산되어도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감흥이 미미하거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의미 없이 진행 될 여지가 있다.

 경쟁의 원론적인 내용으로 긍정적인 측면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정신과 노력이 강화됨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자아확신과 자아 존중감의 근원이 된다(전향원, 2004).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정의적인 인간 본연의 인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지나치게 이기적인 된다는 것이다(전향원, 2004).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부정적인 면은 공교육 내에서의 경쟁 학습과 관련한 내용이므로 본 연구의 경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긍정적인 측면만을 진행상에 안정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처럼 개별적인 경쟁이 아닌 협동경쟁이므로 개별적인 경쟁에서 나타나는 다른 사람의 감수성, 협동심, 사회적 관심, 자의적인 협상의 쇠퇴를 가져오지도 않고, 상대의 실패를 기대하는 부정적인 상호 의존성이 존재하지도 않는다(이호준. 1998).

 도출된 의미단위를 보면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됨’,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하게 됨’,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됨’, ‘말 안하는 동료와도 대화를 하게 됨’, ‘지면 오히려 협동하게 됨으로 나타났다.

 경쟁적 진행방법의 도입은 동료들과의 관계형성에도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고 능동적 자세의 반복은 연구 참여자들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변화하게 하였다고 본다. 특히 연구 참여자중 가장 나이가 어린 E 막내는 본인의 성격이 예전의 활발했던 성격으로 돌아온 듯하였다.’고도 하였고, 다른 동료를 알려주며 저 사람도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경쟁적 진행은 치매예방 놀이의 첫 번째 핵심 구성요소인 협동을 강화하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동하고 있었다.

<그림 21> 연구 현장(디스크골프, 후크볼 2차, 5회) 2018. 07. 27

(A 예쁜이)

 이것은 혼자서는 할 수가 없더라고 계속 잊어버리기도 하고 나보다 더 좋은 생각을 하는 이가 있을 것 같아. 계속 물어보고 해야지. 그리고 선생님이 이렇게 만든(경쟁)것 같아요. 근데 나는 계속 잊어버리니까 그것 때문에라도 혼자 할 수가 없네. 그러니까 하기 싫을 때도 있는데, 말을 해야 해. 늙으면 말하기도 귀찮을 때가 있거든 그러면서 푸는 거지 뭐.

(B 여사)

말하기 싫은 사람이 있지. 내가 원해 말을 잘 안 해요. 그래도 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잘 하려면 해야지. 진짜 말하기 싫은 사람하고는 그래도 안 해요. 저는...

(C 여군)

 선생님이 뭐라고 했는데, 계속 잊어버리니까, 물어봐야 하고 선생님한테 계속 물어보기도 미안하고, 근데 또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를 해야 돼. 세상은 혼자 못 살거든 나만 잘났나? 자주 잊어버려. 말 안하면 우리만 지지. 뭐 그러니까 해야지. 저 이가 눈치가 빨라 선생님이 그렇게 하게 만든 거래(웃음). 그리고 팀도 계속 바꾸고...

(E 막내)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말을 잘 안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하는 것 도 싫고 다 싫더라고요. 그래도 와서... 나보다 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니 내가 해야지. 이기려면 다 잘해야 하거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저 분은 하루 종일 있어도 누가 말 걸기 전에는 안 하던 사람인데, 이거 하면서 말하기 시작한 사람예요.

(B 여사)

 놀이 하다가 지면 아쉬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하면 이길 것 같거든. 요령도 생기도 그래서 더 협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선생님이 다른 놀이로 넘어가면 속으로 웃지(웃음).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도전의식은 주어진 여건을 극복하고 우리가 설정한 수행 목표에 도달한 후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한 노력이며, 이는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원시시대에서의 도전이 생존의 수단이었다면 현대사회에서의 도전은 자신을 개발시키려 하는 미래지향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이주훈, 2011). 건강한 노인들에게도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해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듯이, 도전은 젊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아니다.

 본 연구의 연구 주제는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이 치매예방 활동으로서의 효과성을 보고자 한 것이다. 이는 건강한 노인이 현재의 건강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치매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연구 참여자들의 목표이기도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말하는 연구 참여자들의 도전의식이란 건강한 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 가능하다면 향상하고자 하는 것이다.

<표 26> 도전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하위 영역

출처: 이주훈(2011: 9) 정리

 의미 단위를 보면 젊은이들이 하는 것도 해볼 욕심이 생김’, ‘ 더 어려운 것 도 도전할 욕심이 생김’,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음으로 도출되었다. ‘젊은이들이 하는 것도 해볼 욕심이 생김은 신체적 활동을 의미하는 내용이었고, ‘더 어려운 것 도 도전할 욕심이 생김은 정신적 프로그램으로 복잡한 것도 해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음은 문장 내용 그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였고 이외에도 남들이 하면 한 번 해보지’, ‘하자면 한다.’ 라는 진술도 있었다.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하게 되면 포기하는 연구 참여자들이 발생할 것 같아 처음에는 쉬운 것부터 시작해 회를 거듭하면서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올렸는데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어려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진술들이 나왔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프로그램의 패턴을 읽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위 8가지 도전의식이 함양된 결과일수도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

(B 여사)

 나도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레크리에이션 뭐 대충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치매예방이라고 해서 골치 아프겠다 생각했지, 걱정을 했는데 하다보니까 욕심이 생겨서 젊은이들이 하는 것을, 어른들이 하는 것을 준비해오세요. 한번 해보게(웃음). 하면 하겠더라고 하면 하지.

<그림 18> 현장 메모(분위기 조성을 위한 일반 성인 게임 실시 후 반응)

(C 여군)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안할까 못한다고 할까! 그랬는데 하다 보니 하겠더라고... 언니들도 잘 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번에 선생님한테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도 한번 해볼까하고 말씀드렸던 거예요. 그런데 물론 하면 잘은 못하겠지만, 하는 것이 의의가 있는 거잖아요. 이거 끝나면 선생님 계속 오시고 한 번 더 했으면 해요. 더 어려운 것도 선생님이 잘 아시잖아요.

(E 막내)

 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하는데 다녔어요. 몇 년 전에 허리가 조금 아파서 그때부터 끊었지만, 다시 다녀볼까 생각도 해요. 자꾸 반복하다보니까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막내라서 다 나한테 물어봐요.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승부욕은 주로 운동경기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으로 표현되며, 특히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사회, 문화적 성격을 지니는 강한 정신력이라 말할 수 있다(신정택·김성훈·박윤식, 2009). 추수진(2011)에서는 이기기 위한 강렬한 욕구, 투혼으로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심에 의해 나타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승부욕과 관련한 정의 속에 주목할 현상이 자신감, 자존감, 최선의 노력과 몰입이다. 그 가운데 최선의 노력이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능동적 자세를 취하게 하고, 몰입은 여가 활동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경험함으로서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정준구, 2013)로 긍정적 요인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승부욕이 강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노인과 승부욕에 관련한 선행연구가 전무한 가운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개인과 주변 상황의 변화로 인해 승부욕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에게 나타난 승부욕이, 그들이 젊은 시절에 품었던 승부욕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가늠 할 수는 없었지만 한 결 같이 승부욕이 있었다.

 의미 단위를 보면 승부욕이 생겨 열심히 하게 됨’, ‘이왕 하는 거 이기려 해야 좋아짐’,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도 생김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이기려 해야 좋아짐은 최선을 다해 임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그러는 중에 심신이 좋아져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에 찬 생각을 표현한 것이었다.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은 강한 승부욕을 보여준 대목이었는데 본인 팀이 진 이유는 못해서 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졌다는 표현을 진행자(연구자)에게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판정해주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진행자가 전체적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약간의 의도적 편파진행이 숨겨져 있는 내용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행자가 그렇게 진행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의도를 알고 수긍하였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은 애초부터의 참석 결정과, 참석하는 자세에 대한 질타였는데, 어떤 특정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우회하여 표현한 것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였다. 이 얘기는 이미 3회 차 진행 전에 나왔던 얘기로 그 이후부터는 연구 참여자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에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은 본인들이 졌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지면 서운하고 안타깝고,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상대방도 이기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일부러 져 줬다.’ 라는 말을 숨기지 않고 했으며, 그 자리에서 듣는 상대방들도 아는 듯하며 개의치 않고 기뻐하며 웃었다.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에 이와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 진술되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팀이 잘하고 못함을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서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자 했던 것으로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본다.

(A 예쁜이)

 처음엔 그냥 했는데 자꾸 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동안은 경쟁하는 것은 거의 없었지. 복지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야 혼자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리고 선생님이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요즘에는 그래서...하면 열심히 하지 이기려고(웃음). 늙으면 져주기도 해야 하는데 (웃음)...

(B 여사)

 이왕 하는 거, 지는 거보다는 낮잖아. 질 거면 뭐 하러 해. 하지 말지. 나도 그래. 이왕 하는 거 이겨야지. 선생님도 그래서 경쟁하게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 열심히 하게 되고, 그래야 머리도 쓰고 움직이고 하지. 우리가 언제 움직이고 머리 쓰나. 무조건 이겨야 돼.

<그림 17> 현장 메모(승부욕 관련한 내용)

(C 여군)

 반칙을 하지 말아야 돼. 공정하게 해야지. 왜 반칙하는 것을 내버려둬. 그냥 아니 화나는 것은 아닌데 몇 명 있다니까. 꼭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간다니까. 웃기기도(웃음) 하고 눈에 보여요. 아니면 선생님이 반칙하는 거 못하게 해주셔. 물어보면 안 그랬다고 하고. 시침이 뗄 테니까 사진 찍어 놔야 돼(웃음).

(A 예쁜이)

하려면 하고 안하려면 하지 말아야지. 뭐 하러 참석해. 그냥 다른 방 가있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제일 싫어. 그러니까 매일지지.

(D 청일점)

 늙으면 여자나 남자나 다 같아. 나보다 더 힘센 사람들도 있고 저 여자 얼마나 억센데. 이 사람들 얼마나 힘센데 내가 남자라고 해서... 어이구 이젠 져요. 저 사람이 제일 힘센 사람이야 (농담처럼 대상을 지칭하며)그래도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 이런 것은 아니지 열심히 해야지.

(E 막내)

 우리도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거든 지면 얼마나... 말은 못해도 속으로 화날걸. 그래서 우리가 많이 이겼으면 가끔은 져주려고도 하지. 얼마나 이기도 싶을까 싶어서... 그럼 우리도 산 인생이 얼만데 분위기 다 알지. 선생님도 좋을걸(웃음).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년기의 주된 과업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과거의 삶에 대해서 평가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를 잘 받아들이는 사람은 만족스러운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고, 공허함으로 결론짓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김규수, 2002). 노년기의 여러 가지 변화와 스트레스는 무기력감을 학습해 성격체계를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도록 함으로 장신장애 중 특히 우울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김정애·이은희, 2012). 결국 우울증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은 삶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를 상실하게 만들고 더 큰 문제를 초래하게 한다(김문영, 2003). 그러기에 노인들에게 삶의 활기를 주고 정신건강에 유익한 프로그램은 노년기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즐거움과 흥미를 제공한다는 것은, 웃음을 동반하게 되는 데 웃음은 억지로 웃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강화하고 운동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신일석, 2010). 또한 웃음은 감염효과가 있어 동료들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달하게 돼, 함께 하는 동료들의 생각과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노인의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수행하게 함으로서 개인적 가치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여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보고하고 있다(신영일·김영희, 2013).

 여기서 도출된 의미 단위를 보면 개인 약속도 변경하고 참석하게 됨’, ‘프로그램 시간이 기다려짐’, ‘웃을 수 있는 시간’, ‘싸울 일이 없음으로 도출되었다.

 ‘개인 약속도 변경하고 참석하게 됨은 치매예방 놀이가 나에게 미칠 영향은 보류하더라도 치매예방이라는 관심 있는 목적과 여기에 재미적인 요소로 인해 무조건 참석한다는 의미라고 하였다. ‘프로그램 시간이 기다려짐웃을 수 있는 시간을 진술한 연구 참여자는 치매예방 놀이의 본래 의도인 치매예방의 효과하고는 무관하더라도 즐겁게 웃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의미였다.

 아래 B 여사의 경우 본인 스스로가 약간은 까칠한 성격이기도 했는데, 프로그램 경험을 통해 동료들과의 에피소드가 많이 생겨 간혹 불편한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바로 풀리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화낼 일도 싸울 일도 사라졌다는 의미였다.

 

(A 예쁜이)

 나도 바쁜 사람인데 선생님 오시는 날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지. 실수로 약속을 했으면 바꿔서라도 꼭 참석하고 해요. 그리고 이 양반들이 내가 안 오면 날 찾아요. 예전에도 그랬다니까. 선생님이 연구하기 전에 몇 번 참석했을 때도... 그래서 꼭 와야 해. 그러니까 선생님도 빠지면 안 돼지. 저번에 내 약속도 어기고 참석하려고 왔는데 선생님 안 온다고 해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내가 잘못 알았지만(웃음) 늙으면 다 그래. 아니 화는 아니더라도 서운하지. 미리 얘기가 없었잖아요. 그러니까 웬만하면 빠지는 일 없도록 해주세요(웃음).

(B 여사)

 분위기 좋아졌지. 삐졌다가도 실수하는 거 보면 웃겨서 금방 화해하고 잘하면 이쁘고(웃음) 싸울 일이 없지...

(D 청일점)

 나도 프로그램 시간이 되면 기다리지. 선생님 드리려고 먹을 거(자양강장제) 준비하고 재밌더라고 처음에는 여자들만 하는 것인 줄 알았지. 괜히 한다고 했나. 생각했는데 이젠 재미도 있고 나도 프로그램 한다고 하면 전날부터 기다려지기는 해. 예전보다 분위기는 더 좋아진 것 같아.

(E 막내)

 이 시간이나 돼야 웃지. 아니 다른 시간에도 즐겁게 하는데 이 시간이 제일 재밌기는 해. 분위기도 좋아졌어요. 많은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 있어서 그래서 좋아요. 웃는 것은 좋지 뭐!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인의 신체적 기능 저하는 부정적인 정서를 양산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고 예방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근력, 근지구력, 평형성, 유연성과 같은 체력을 유지시키거나 향상시켜야 한다(유정옥, 2014). 이 같은 체력 향상은 노인의 걸음걸이나 불균형, 낙상, 골절 등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을 수행함에 있어서 자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Boyer et al, 2012; 유정옥, 2014 재인용).

 노년기의 심리학적 특성 중 가장 큰 것은 우울증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특히 사망의 위험인자로까지 나타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박인옥 외, 1998).

 우울 증상은 정신적인 문제이지만 신체적 건강상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면 신체상 자신감 결여, 주체성 상실, 일에 대한 능력 저하, 사회활동 부진, 가족과의 결혼 생활 유지 등에 영향을 줌으로 강력한 스트레스 인자가 작용해 우울증에 이차 원인이 되기도 한다(장민정, 2003).

 이처럼 신체건강은 일상생활 능력의 유지를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특히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신체적 기능의 유지와 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도출된 의미 단위를 보면 힘들어도 움직이게 됨’, ‘활동하는 프로그램이 좋음’, ‘뻣뻣한 근육도 활용하게 됨’, ‘선생님의 의도를 알고 있어 따라 함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신체적인 기능의 저하는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정신만 온전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 것은 뻣뻣해지는 근육이나 관절을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더욱 굳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을 때 예방이 중요하듯이, 그런 점을 감안하여 연구자도 움직임이 많은 내용을 놀이에 담았고, 설령 움직임이 많지 않은 놀이라 해도 팀 편성을 바꿔가면서라도 움직이게 하였다. 심지어는 일어날 때 방향을 오른쪽으로 살짝 돌려서 일어나는 연구 참여자가 있었음에도 편의를 제공하지 않고 계획데로 진행하였다.

E 막내의 진술에서 보듯이 진행자(연구자)가 왜 이런 방법으로 진행하는지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을 포함해 모든 노인들이 의도를 알고 적극적으로 따라주었다.

<그림 16> 연구 현장(콘소리던지기 2차, 3회) 2018. 07. 25

 

(A 이쁜이)

 내가 사실 다리가 이제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저 이(지칭하며)는 일어날 때 쉽게 일어나지 못하더라고 움직이는 것 도 예전 같지는 않는데... 굳을까봐. 여기 프로그램 많이 오는데 그래도 움직이는 것이 많아서 할 수 있어요. 운동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하면 되지. 힘들어도 움직여야 좋아. 제가 선생님 예전에는 정말 튼튼했었어요. 산에도 잘 올라가고 운동해야지.

(C 여군)

 저도 아시다시피 체력 하나는 좋았어요..그때 생각하면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는데..그래도 움직일 수 있을 때 계속 움직여야 해서 좋아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서 가장 좋을걸요. 활동하는 것이 많으면 그게 좋은 거죠.

(D 청일점)

 나이가 들면 계속 뻣뻣해지고 안 움직이면 더 그럴 텐데, 여기 오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하는 것이 운동이 많아. 그런데 이것도 그러네. 나도 첨에 그냥 노는 것인 줄 알았지. 레크 뭐 그래서 나는 좋아. 부러도 운동하는 데 해야지. 얼마 안 남았어. 선생님도 운동 많이 해야지(웃음). 어쩔 때는 이게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아.

(E 막내)

 선생님이 왜 이런 것을 시키는 줄 알지요. 나쁘게 되라고 시키겠어요? 그래서 열심히 했지. 언니들도 선생님 가면 다리 아프다고 하면서도 다음 주에 오시면 또 열심히 하거든. 그렇게 안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을 본인들이 알아요.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지. 나는 그래서 열심히 하지.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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