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라포 형성 기간이 너무 길었다는 점을 밝힌다. 예비 연구기간은 20143월 첫 출강과 동시에 시작돼 201612월까지 진행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의 라포 형성기간이기도 하였다. 라포 형성과 최적의 치매예방 놀이를 완성하는 기간을 대략 1년 정도를 계획했었는데, 1년이 경과된 후에도 경로당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출강하길 원해 201612월까지 출강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경로당 노인들과 많이 가까워졌고 신뢰 이상의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 당시 간헐적으로 참석했던 5명의 연구 참여자들도 그 분위기를 알고 있었기에 연구자를 대하는 태도가 처음부터 우호적이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둘째, 연구 대상이 대도시의 노인이라는 점이다. 노인의 경우 건강상태와 질병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도 심신의 능력 차이가 심하듯이 대도시 노인과 그 외 지역에 사는 노인과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자라온 환경과 여가문화 경험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논문에 치매예방 놀이를 노인관련 현장에 적용하기 전에 대상의 심신 상태와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어 본 연구를 수행하며 나타난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여가 영역의 체계적인 유형화가 선결되어야 한다(전남희·조원일, 2018). 각 영역마다 목적하는 바와 대상의 심신 상태도 다르고 그에 따른 명칭이나 활용되는 기능적 요소들이 분명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용되는 용어와 기능적 요소들은 영역의 구분 없이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용어의 혼용으로 인한 문제는 특히 학술현장에서 많이 나타났는데 발표되는 논문마다 용어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거나 통일되지 않고 있었다. 이 문제가 지속된다면 후속 연구자들에게 많은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구자도 본 연구를 수행하는데 그와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이는 노인여가뿐만이 아니라 전체 여가 영역의 학술적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기능적 요소의 경우에도 각 영역마다의 경계가 모호해진지가 오래인데, 이는 학술 현장이나 유튜브를 통해 본 실천현장이 모두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는 기능적 요소들의 개발이 선행돼야 풀릴 수 있는 과제이다(노상은·전남희, 2018).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노인의 심신 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한계를 드러날 것이다.

 둘째, 노인여가 영역의 유형화나 프로그램 개발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국가가 운영하는 전문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 여가 관련 협회는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지금은 많은 협회가 활동(전영수, 2005)하고 있고, 그 활동 영역 속에는 노인여가와 관련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교육 내용을 보면 대부분의 협회가 거의 대동소이하며 차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회 본연의 목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보다는 교육생 모집과 양성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증가할 건강한 노인세대를 대비하여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전담하여 개발하고 실제 검증을 통해 보급하는 역할만을 수행할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의 설립이 고려돼야 한다.

 셋째, 노인여가전문가의 양성이다. 현재 노인여가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나 학교를 보면, 노인여가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여가 협회와, 여가 관련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전문대학의 학과에서 주로 양성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각 협회는 일정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이곳에서의 교육도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이라기보다는 협회에서 정한 커리큘럼과 시간을 이수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대학에서는 한 학기 교양과목으로 개설하고 있는데 협회에서의 이수 시간보다 길게 배정돼 있어, 이론과 실습을 제대로 계획하면 그나마 전문 진행자를 양성할 수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실천현장의 전문가라고 해도 학교에서 강의할 수 있는 강사로서의 기본 조건(학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강의할 수 없는 행정적인 방침으로, 실력보다는 조건을 우선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의 경우는 개설할 수 있는 학과에서조차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협회나 학교에서의 교육이,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노인여가전문가 양성에 관심을 갖고 검토를 할 시점이라고 본다(노상은·전남희, 2018)

 넷째, 노인 관련한 복지관의 노인여가 프로그램 예산이 상향 조정돼야 한다. 노인여가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그 내용을 보면 오랜 기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으며, 노인여가 프로그램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에게 지급되는 강사료도 오르는 물가와 대비해 보면 거의 변동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경험 많은 전문가들은 사회복지관에서의 활동을 배재하고 있고, 주로 초보 강사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출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노인여가 프로그램의 질이 개선되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노인 관련한 복지관의 노인여가 프로그램 예산이 상향 조정돼야 양질의 강사들이나 새로운 프로그램의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최고 결정권자의 전향적인 생각이 있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후속 연구로 본 연구에서 한계로 지적한 내용을 보완하여, 본 연구에서처럼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효과성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건강한 노인에게 치매예방이 왜 필요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지만, 치매예방 활동은 건강할 때부터 시작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용할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건강한 노인의 심신 상태에 적절한 난이도인지를 확인해야 하며, 노인여가 프로그램으로서의 기본적인 속성도 가늠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상의 심신 상태와는 맞지 않게 지나치게 어렵거나 쉽다면 치매예방 프로그램으로서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또한 치매예방적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즐거움과 재미가 없다면 반감(이정훈, 2012)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입증된다면 계속 젊어지고 있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은 진일보할 것이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본 연구에서는 치매예방 놀이가 노인들의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제공하는가를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하였다. 종전까지의 연구가 변화의 결과만을 보고자 한 것이었다면 본 연구는 그 변화를 있게 한 과정까지 보고자 한 연구로 건강한 노인의 치매예방 프로그램 개발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에 참여한 13명의 전체 참여자 중에서 이론적 표집에 의해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닐 정도의 중대한 질병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노인 5명을 최종 연구 참여자로 선정했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6세였다.

 자료 수집은 20185월부터 201810월까지 참여관찰, 인터뷰, 현장메모를 실시하였다. 참여관찰과 현장메모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매 회마다 이루어졌고 자료는 동영상과 현장녹음, 이미지 자료였다. 심층인터뷰는 5명의 연구 참여자에게 2회씩을 실시했으며, 1차 그룹 인터뷰는 경로당 이전 문제로 이틀에 걸쳐 3명과 2명으로 나눠 실시하였고, 2차 그룹 인터뷰는 5명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실시하였다. 인터뷰와 그룹 인터뷰는 매회 60분을 넘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했으며, 충분히 자료의 포화상태를 구할 수 있었다.

 자료 분석은 사례 연구 분석방법인 범주 합산과 직접해석법으로 1단계에서는 자료 정리와 내용 읽기, 2단계에서는 의미 달기와 분류하기, 3단계에서는 의미단위들의 범주 합산을 실시해 최종적으로 47개의 의미단위, 11개의 범주, 2개의 차원을 도출하였다.

 최종적으로 치매예방 놀이 경험 후 나타난 효과성은 2개의 차원으로 귀결됐는데 개인적 차원사회적 차원이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적 차원에는 도구 활용을 통한 호기심 자극’, ‘놀이를 통한 사유능력 향상’, ‘많은 움직임으로 신체 활성화’, ‘늘어난 웃음‘,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 ‘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6개 범주였다.

 ‘도구 활용을 통한 호기심 자극은 치매예방 놀이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연구 현장은 매회 프로그램 시작 전에 펼쳐놓은 도구를 보고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궁금해 하는 것이 일상적인 프로그램의 첫 시작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거듭될수록 노인들의 상상력은 발전하였는데, 때로는 놀이 방법을 근접하게 맞추는 경우도 있었다. 호기심과 흥미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지만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점 쇠퇴하기 때문에 이를 지연하거나 강화해줄 필요가 있다.

 ‘놀이를 통한 사유능력 향상은 치매예방 놀이를 개발할 때 많은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게 함으로서 나타난 결과이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 초기에는 많이 힘들어하였고 부담스러워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하는 것을 즐거워했으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렇게 변한 이유가, 진술 중에 그나마 재미있어서라고 하였지만 연구자가 분석한 바로는 협동이라는 핵심요소와 경쟁이라는 강화 조건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었다.

 ‘많은 움직임으로 신체 활성화도 생각의 변화라 할 수 있는데 노인들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불편함과 고통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지속 되면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근육도 점점 굳어지게 돼 더욱 안 좋은 습관으로 고착될 수도 있다. 이런 습관들을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그런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번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많이 노력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이 역시 협동이라는 핵심요소와 경쟁이라는 강화조건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늘어난 웃음은 치매예방 놀이가 가지고 있는 노인여가 프로그램으로서의 속성인 즐거움과 재미가 함께 했다는 의미로, 목적이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하더라도 그와 함께 즐거움과 재미가 동반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기대하는 효과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쇠퇴했던 적극성과 도전의식이 다시 생겼다는 것으로 실제 본인들의 능력이 향상됐거나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거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노인 대상 여가 프로그램에는 심신 기능의 유지와 향상이 목적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작 노인 스스로가 향상을 위해 도전하고 싶은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승부욕으로 인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 발현능력 발휘를 위한 도전의식 발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까지 6개의 범주를 요약하면 치매예방 놀이 경험으로 나타난 노인들의 개인적 효과성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사회적 차원에는 협동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적 사회성 향상’, ‘그룹 속 자기 활동능력 탐색’, ‘경쟁과 협동을 통한 상호이해 증진’, ‘팀 편성에 따른 역할과 책임감 자각’, ‘동료들과의 전향적 인간관계 구축5개 범주였다.

 ‘협동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적 사회성 향상은 그 동안 노인들이 경험했던 노인여가 프로그램보다 생각하는 것과 움직임이 많은 것을 수행함으로서 가장 큰 동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생각하는 놀이의 경우에는 본인 혼자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고, 그 생각은 한번으로 족한 것이 아니라 놀이가 끝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 설령 몇몇 특정인에 의존하더라도 혼자서는 수행하기 힘든 놀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움직임이 많은 놀이들도 동료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과를 만들 수 없는 놀이들로 구성됐으며 협동에는 꼭 같이 해야 하는 협동도 있지만, 본인이 분담해야 할 과제가 나눠져 있는 형태도 있었기에 협동하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는 놀이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협동할 수밖에 없었고 협동을 통해 동료들과의 관계들이 개선되거나 심화되었다.

 ‘그룹 속 자기 활동능력 탐색은 놀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노인들 스스로가 규칙을 만들어 응용하거나 변형해서 할 수 있는 역량 강화로 그런 모습은 현장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건강한 노인에게 맞는 새로운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만들 때 놀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놀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회복 기능이기도 하지만, 허근·김지연(2017), 권중돈(2010)이 제안한 실천 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 놀이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안한 내용을 보면, 대화하기, 외향적으로 변하기, 소통하기, 스트레스 덜 받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도전하기, 적극적인 사고, 운동, 계산하기, 경쟁하기, 몰입하기, 게임하기, 웃기, 머리 쓰기, 새로운 정보 입력하기, 산책하기 등이다. 자세히 보면, 건강한 노인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이 혼자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들이 아니라, 최소한 2명 이상이 함께 해야 하는 것들이다.

 ‘경쟁과 협동을 통한 상호이해 증진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협동해야 하고 협동하기 위해선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쟁적 진행이라고 해도 협동과 무관하다고 하면 동료들과 대화할 필요가 없이 본인만 잘 익히고 수행하면 되지만, 치매예방 놀이는 전술한대로 혼자서 하는 놀이가 아니라 다 같이 함께해야 하는 형태로 되어있어 협동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진행방법으로 도입한 경쟁적 진행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팀 편성에 따른 역할과 책임감 자각은 노인이 되는 과정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사회적 이탈로 인한 허탈감과 상실감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역할상실에 따른 소외감 등으로 읽어버린 역할에 따른 책임감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강화한 조건이었다. 혼자 하는 노인여가 활동은 꼭 해야 하는 의무감이 없는 이상,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지만 팀 편성을 통해 소속감을 부여하고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할당받아 수행함으로서 과하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 책임감은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적극성을 띠게 하였고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주었다.

 ‘동료들과의 전향적 인간관계 구축은 그 동안 경로당에 함께 다니면서도 서먹했거나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소원했던 관계들이 해소됐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은 방향으로 변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관계가 재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치매예방 놀이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놀이에 내재되 있는 핵심 요소들의 유기적인 조합과 이를 강화해줄 수 있는 강화 조건들이 최적으로 발동하여 나타난 결과하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 5개의 범주를 요약하여 치매예방 놀이 경험으로 나타난 노인들의 사회적 효과성이라 할 수 있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인 레크리에이션, 노인 치료레크리에이션, 노인 놀이치료의 실천현장에서 진행자가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노인 레크리에이션 활동 중에서 건강한 노인들의 신체활동으로 운동회 정도가 경쟁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형식이지 의도적으로 경쟁적 진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노인 치료레크리에이션과 노인 놀이치료가 더욱 경쟁적 진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상의 심신이 많이 저하됐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경쟁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어렵고 설령 그런 분위기 속에 결과가 양산되어도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감흥이 미미하거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의미 없이 진행 될 여지가 있다.

 경쟁의 원론적인 내용으로 긍정적인 측면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정신과 노력이 강화됨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자아확신과 자아 존중감의 근원이 된다(전향원, 2004).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정의적인 인간 본연의 인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지나치게 이기적인 된다는 것이다(전향원, 2004).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부정적인 면은 공교육 내에서의 경쟁 학습과 관련한 내용이므로 본 연구의 경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긍정적인 측면만을 진행상에 안정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처럼 개별적인 경쟁이 아닌 협동경쟁이므로 개별적인 경쟁에서 나타나는 다른 사람의 감수성, 협동심, 사회적 관심, 자의적인 협상의 쇠퇴를 가져오지도 않고, 상대의 실패를 기대하는 부정적인 상호 의존성이 존재하지도 않는다(이호준. 1998).

 도출된 의미단위를 보면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됨’,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하게 됨’,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됨’, ‘말 안하는 동료와도 대화를 하게 됨’, ‘지면 오히려 협동하게 됨으로 나타났다.

 경쟁적 진행방법의 도입은 동료들과의 관계형성에도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고 능동적 자세의 반복은 연구 참여자들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변화하게 하였다고 본다. 특히 연구 참여자중 가장 나이가 어린 E 막내는 본인의 성격이 예전의 활발했던 성격으로 돌아온 듯하였다.’고도 하였고, 다른 동료를 알려주며 저 사람도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경쟁적 진행은 치매예방 놀이의 첫 번째 핵심 구성요소인 협동을 강화하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동하고 있었다.

<그림 21> 연구 현장(디스크골프, 후크볼 2차, 5회) 2018. 07. 27

(A 예쁜이)

 이것은 혼자서는 할 수가 없더라고 계속 잊어버리기도 하고 나보다 더 좋은 생각을 하는 이가 있을 것 같아. 계속 물어보고 해야지. 그리고 선생님이 이렇게 만든(경쟁)것 같아요. 근데 나는 계속 잊어버리니까 그것 때문에라도 혼자 할 수가 없네. 그러니까 하기 싫을 때도 있는데, 말을 해야 해. 늙으면 말하기도 귀찮을 때가 있거든 그러면서 푸는 거지 뭐.

(B 여사)

말하기 싫은 사람이 있지. 내가 원해 말을 잘 안 해요. 그래도 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잘 하려면 해야지. 진짜 말하기 싫은 사람하고는 그래도 안 해요. 저는...

(C 여군)

 선생님이 뭐라고 했는데, 계속 잊어버리니까, 물어봐야 하고 선생님한테 계속 물어보기도 미안하고, 근데 또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를 해야 돼. 세상은 혼자 못 살거든 나만 잘났나? 자주 잊어버려. 말 안하면 우리만 지지. 뭐 그러니까 해야지. 저 이가 눈치가 빨라 선생님이 그렇게 하게 만든 거래(웃음). 그리고 팀도 계속 바꾸고...

(E 막내)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말을 잘 안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하는 것 도 싫고 다 싫더라고요. 그래도 와서... 나보다 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니 내가 해야지. 이기려면 다 잘해야 하거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저 분은 하루 종일 있어도 누가 말 걸기 전에는 안 하던 사람인데, 이거 하면서 말하기 시작한 사람예요.

(B 여사)

 놀이 하다가 지면 아쉬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하면 이길 것 같거든. 요령도 생기도 그래서 더 협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선생님이 다른 놀이로 넘어가면 속으로 웃지(웃음).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승부욕은 주로 운동경기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으로 표현되며, 특히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사회, 문화적 성격을 지니는 강한 정신력이라 말할 수 있다(신정택·김성훈·박윤식, 2009). 추수진(2011)에서는 이기기 위한 강렬한 욕구, 투혼으로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심에 의해 나타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승부욕과 관련한 정의 속에 주목할 현상이 자신감, 자존감, 최선의 노력과 몰입이다. 그 가운데 최선의 노력이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능동적 자세를 취하게 하고, 몰입은 여가 활동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경험함으로서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정준구, 2013)로 긍정적 요인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승부욕이 강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노인과 승부욕에 관련한 선행연구가 전무한 가운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개인과 주변 상황의 변화로 인해 승부욕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에게 나타난 승부욕이, 그들이 젊은 시절에 품었던 승부욕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가늠 할 수는 없었지만 한 결 같이 승부욕이 있었다.

 의미 단위를 보면 승부욕이 생겨 열심히 하게 됨’, ‘이왕 하는 거 이기려 해야 좋아짐’,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도 생김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이기려 해야 좋아짐은 최선을 다해 임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그러는 중에 심신이 좋아져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에 찬 생각을 표현한 것이었다.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은 강한 승부욕을 보여준 대목이었는데 본인 팀이 진 이유는 못해서 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졌다는 표현을 진행자(연구자)에게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판정해주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진행자가 전체적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약간의 의도적 편파진행이 숨겨져 있는 내용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행자가 그렇게 진행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의도를 알고 수긍하였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은 애초부터의 참석 결정과, 참석하는 자세에 대한 질타였는데, 어떤 특정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우회하여 표현한 것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였다. 이 얘기는 이미 3회 차 진행 전에 나왔던 얘기로 그 이후부터는 연구 참여자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에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은 본인들이 졌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지면 서운하고 안타깝고,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상대방도 이기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일부러 져 줬다.’ 라는 말을 숨기지 않고 했으며, 그 자리에서 듣는 상대방들도 아는 듯하며 개의치 않고 기뻐하며 웃었다.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에 이와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 진술되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팀이 잘하고 못함을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서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자 했던 것으로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본다.

(A 예쁜이)

 처음엔 그냥 했는데 자꾸 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동안은 경쟁하는 것은 거의 없었지. 복지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야 혼자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리고 선생님이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요즘에는 그래서...하면 열심히 하지 이기려고(웃음). 늙으면 져주기도 해야 하는데 (웃음)...

(B 여사)

 이왕 하는 거, 지는 거보다는 낮잖아. 질 거면 뭐 하러 해. 하지 말지. 나도 그래. 이왕 하는 거 이겨야지. 선생님도 그래서 경쟁하게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 열심히 하게 되고, 그래야 머리도 쓰고 움직이고 하지. 우리가 언제 움직이고 머리 쓰나. 무조건 이겨야 돼.

<그림 17> 현장 메모(승부욕 관련한 내용)

(C 여군)

 반칙을 하지 말아야 돼. 공정하게 해야지. 왜 반칙하는 것을 내버려둬. 그냥 아니 화나는 것은 아닌데 몇 명 있다니까. 꼭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간다니까. 웃기기도(웃음) 하고 눈에 보여요. 아니면 선생님이 반칙하는 거 못하게 해주셔. 물어보면 안 그랬다고 하고. 시침이 뗄 테니까 사진 찍어 놔야 돼(웃음).

(A 예쁜이)

하려면 하고 안하려면 하지 말아야지. 뭐 하러 참석해. 그냥 다른 방 가있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제일 싫어. 그러니까 매일지지.

(D 청일점)

 늙으면 여자나 남자나 다 같아. 나보다 더 힘센 사람들도 있고 저 여자 얼마나 억센데. 이 사람들 얼마나 힘센데 내가 남자라고 해서... 어이구 이젠 져요. 저 사람이 제일 힘센 사람이야 (농담처럼 대상을 지칭하며)그래도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 이런 것은 아니지 열심히 해야지.

(E 막내)

 우리도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거든 지면 얼마나... 말은 못해도 속으로 화날걸. 그래서 우리가 많이 이겼으면 가끔은 져주려고도 하지. 얼마나 이기도 싶을까 싶어서... 그럼 우리도 산 인생이 얼만데 분위기 다 알지. 선생님도 좋을걸(웃음).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노년기의 주된 과업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과거의 삶에 대해서 평가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를 잘 받아들이는 사람은 만족스러운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고, 공허함으로 결론짓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김규수, 2002). 노년기의 여러 가지 변화와 스트레스는 무기력감을 학습해 성격체계를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도록 함으로 장신장애 중 특히 우울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김정애·이은희, 2012). 결국 우울증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은 삶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를 상실하게 만들고 더 큰 문제를 초래하게 한다(김문영, 2003). 그러기에 노인들에게 삶의 활기를 주고 정신건강에 유익한 프로그램은 노년기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즐거움과 흥미를 제공한다는 것은, 웃음을 동반하게 되는 데 웃음은 억지로 웃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강화하고 운동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신일석, 2010). 또한 웃음은 감염효과가 있어 동료들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달하게 돼, 함께 하는 동료들의 생각과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노인의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수행하게 함으로서 개인적 가치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여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보고하고 있다(신영일·김영희, 2013).

 여기서 도출된 의미 단위를 보면 개인 약속도 변경하고 참석하게 됨’, ‘프로그램 시간이 기다려짐’, ‘웃을 수 있는 시간’, ‘싸울 일이 없음으로 도출되었다.

 ‘개인 약속도 변경하고 참석하게 됨은 치매예방 놀이가 나에게 미칠 영향은 보류하더라도 치매예방이라는 관심 있는 목적과 여기에 재미적인 요소로 인해 무조건 참석한다는 의미라고 하였다. ‘프로그램 시간이 기다려짐웃을 수 있는 시간을 진술한 연구 참여자는 치매예방 놀이의 본래 의도인 치매예방의 효과하고는 무관하더라도 즐겁게 웃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의미였다.

 아래 B 여사의 경우 본인 스스로가 약간은 까칠한 성격이기도 했는데, 프로그램 경험을 통해 동료들과의 에피소드가 많이 생겨 간혹 불편한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바로 풀리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화낼 일도 싸울 일도 사라졌다는 의미였다.

 

(A 예쁜이)

 나도 바쁜 사람인데 선생님 오시는 날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지. 실수로 약속을 했으면 바꿔서라도 꼭 참석하고 해요. 그리고 이 양반들이 내가 안 오면 날 찾아요. 예전에도 그랬다니까. 선생님이 연구하기 전에 몇 번 참석했을 때도... 그래서 꼭 와야 해. 그러니까 선생님도 빠지면 안 돼지. 저번에 내 약속도 어기고 참석하려고 왔는데 선생님 안 온다고 해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내가 잘못 알았지만(웃음) 늙으면 다 그래. 아니 화는 아니더라도 서운하지. 미리 얘기가 없었잖아요. 그러니까 웬만하면 빠지는 일 없도록 해주세요(웃음).

(B 여사)

 분위기 좋아졌지. 삐졌다가도 실수하는 거 보면 웃겨서 금방 화해하고 잘하면 이쁘고(웃음) 싸울 일이 없지...

(D 청일점)

 나도 프로그램 시간이 되면 기다리지. 선생님 드리려고 먹을 거(자양강장제) 준비하고 재밌더라고 처음에는 여자들만 하는 것인 줄 알았지. 괜히 한다고 했나. 생각했는데 이젠 재미도 있고 나도 프로그램 한다고 하면 전날부터 기다려지기는 해. 예전보다 분위기는 더 좋아진 것 같아.

(E 막내)

 이 시간이나 돼야 웃지. 아니 다른 시간에도 즐겁게 하는데 이 시간이 제일 재밌기는 해. 분위기도 좋아졌어요. 많은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 있어서 그래서 좋아요. 웃는 것은 좋지 뭐!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프로그램에 활용되는 도구는 시각적인 자료로 문제를 탐구하게 함으로써 이해와 문제 해결 방법에 쉽게 접근하여 지식을 눈으로 확인 가능하게 하고, 훨씬 의미 있는 학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매개체이다(방보나, 2009). 곧 시각적인 반응은 연구 참여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속에 사고력과 상상력 그리고 분석능력을 동원하게 함으로서 독창적인 창의력을 개발하게 한다(최인순, 2008). 또한 도구와 접촉하고 조작을 하면서 긍정적인 자아개념 형성과 방향 및 공간을 인지하는 공간개념도 형성되며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하였다(조해숙, 2011).

 의미 단위를 보면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즐거움’, ‘도구를 볼 때마다 놀이가 궁금함’, ‘놀이 개발의 궁금증’, ‘처음 경험하는 노인여가 프로그램의 신선함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도구를 볼 때마다 놀이가 궁금함은 프로그램에 참석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수행하는 것 보다 선생님이 가지고 오는 도구가 무엇인지, 어떤 것을 가지고 올지가 더욱 궁금하였다고 하며 본인이 프로그램에 적극성을 가지게 된 것도 도구였다는 진술을 하였다.

 ‘처음 경험하는 노인여가 프로그램의 신선함은 본인이 주변에서 본 것도 있고, 처음 보는 것도 있는 데, 이런 것으로 놀이를 만들어 치매예방 놀이라고 알려주는 선생님 같은 직업이 있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먹고 사는 방법이 다양하다고 하며 호기심 이상의 관심을 보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용품가방에서 도구를 꺼낼 때마다 노인들은 연구자 주변에 모며 수군거리며 동료들과 오늘은 뭐 할 것이다.’ 예상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렇게 나누는 대화 속에서 놀이 방법을 근사치로 맞추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도구 활용은 단순히 노인들에게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호기심을 갖게 하기 위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위 관찰 내용처럼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 생각하고 유추하는 모습도 발견했으며, 진술에서와 같이 호기심 이상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림 12> 연구 현장(숫자 포커, 실버포커 1차, 9회) 2018. 07. 03

(A 예쁜이)

 애들 장난감 같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큰 것도 있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이런 거는 처음 해보는 거라서 다들... 간단한 것 도 아니고 매일 새로운 것을 보니까 매번 신기하더라고요. 저것을 어떻게 들고 다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신기했어요.

(B 여사)

 선생님 오실 시간이 되면 오늘은 무엇을 가지고 올려나 그게 더 궁금하더라고 이제 어려운 것이 없고 그게 더 궁금하더라고요. 같이 하니까 다 할 수 있는 거고 가방을 열고 물건을 꺼낼 때 그게 제일 궁금해요. 마찬가지로 가지고 다니기 쉽지 않겠다. 그런 생각도 하고...

(C 여군)

 선생님은 이런 거 어디에서 보고 만들까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다 직접 만드실 거라 생각하는 데 이게 쉬운 것이 아니거든... 학생들하고 같이 연구를 하는지 아니면 사오는지 항상 궁금하지.

(D 청일점)

 매번 다른 것을 하니까 심심하지 않고 그게 좋더라고 그리고 방법도 다르니까. 요즘은 별 별 직업이 다 있구나.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 우리는 선생님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예전에도 들은 적이 있거든, 그런 데 그전에는 내가 왜 안했냐면 뭐 하는 것이 있어서 하여간 선생님 때문에 재미있다.

<그림 13> 현장 메모(도구 관련 내용)

 치매예방 놀이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는 치매예방 놀이의 제목, 도구 활용, 게임진행 방법 등 다양한 곳에서 나타났고, 이와 같은 관심은 개별적으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의 보편적인 반응은 놀이를 시작하기 위해 도구를 꺼낼 때부터 호기심이 시작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모든 연구에서 연구의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특히 질적 연구에서의 윤리적 문제는 연구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데, 대체로 중요한 사회·정치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최정호, 2014).

 사례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공급자 이상의 적극적인 면접 참여를 하게 된다. 때문에 참여자와 연구자는 충분한 자료의 포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호혜적인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면서 정보를 교환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의 필요성은 참여자의 윤리적 측면의 보호에 기반 하여 이루어진다(박지영, 2007). 따라서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발생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요구된다. , 질적 연구에 있어서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적 진술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일상생활이 매우 총체적이고 자세하게 기술되기 때문에 양적연구와 비교했을 때, 연구 참여자에 대한 섬세한 윤리적 고려가 더욱 중요하다(이솔지, 2008).

 이에 본 연구자는 연구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다음의 다섯 가지 준수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였다. 첫째, 진실성이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가 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모든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서 세부적으로 풀어 가감 없이 정확하게 설명하였다.

 연구 시작 전인, 2018528() 첫 미팅 시간에 연구 참여자들이 모두 모인자리에서, 예비 연구로 첫 출강을 하던 20143월부터 27개월 동안 연구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였고, 설명을 들은 연구 참여자들과 그 외에 노인들도 수긍했으며 이해를 하였다. “오히려 사전에 알았으면 더욱 부자연스럽게 행동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노인도 있었고, “부담이 돼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말하는 노인도 있었다.

 계속해 연구를 하게 된 동기와 목적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고, 연구를 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이유, 현장 녹화와 녹음을 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였고, 모든 내용을 훼손하지 않고 정확하게 분석해 연구에 반영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둘째, 자발성이다. 연구자는 사전에 연구 동의서를 구한 연구 참여자에게 아래 인터뷰와 관련한 내용을 재차 설명을 하였고, 인터뷰참여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인터뷰 중에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인터뷰를 거부하거나 녹음을 원하지 않을 때는 바로 중단할 수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 연구 참여자에게 불이익이 없음을 재차 설명하였다. 또한 인터뷰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인터뷰 내용이 연구에 활용되는 것을 원치 않으면 중단할 수 있음을 전달하였다. 언제든지 연구 참여자가 연구자에게 어떠한 질문이라도 할 수 있고, 연구자는 만족스런 답변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도 전달하였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내용은 주로 연구자가 연구를 목적으로 분석하지만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연구와 관련한 지도교수, 연구회 동료들과 일정부분 공유할 수 도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였고 동의를 얻었다. 위에 나열한 내용은 201875() 연구 동의서에 서명을 하였고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가 각 1부씩 보관하였다.

 셋째, 공유이다. 연구의 준비 단계부터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연구와 관련한 모든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연구 참여자가 긍긍해하면 제공해 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결과물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노상은, 2016).

 연구 참여자가 노인인 경우에는 더욱 연구자가 자발적으로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나 진행사항을 중간에 알려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반 기업이나 기관에 소속된 연구 참여자가 기관과 관련한 진술을 한 경우, 본인의 신상은 물론이고, 본인이 진술한 내용을 연구자가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해 연구에 활용했는지 궁금해 하듯이 노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질적 연구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생각하고는 다르게 언어의 표현이 왜곡될 수도 있고, 연구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관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고령의 노인이라 하더라고 본인이 진술한 내용이 연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막연하게라고 궁금해 함에도 표현을 안 하거나 못할 수 있고, 혹은 잊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연구자가 자발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넷째, 비밀보장이다. 연구 참여자와 관련한 모든 내용은 일체 기밀을 유지했는데, 기밀유지는 연구에 참여한 모든 이의 신상명세가 비밀스럽게 보관되어야 하며 외부인에게 노출되거나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노상은, 2016). 연구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자료는 연구 목적에만 사용하였고, 연구가 종료되면 모두 삭제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진술 자료는 익명성을 유지하지 위해 A 예쁜이, B여사, C여군, D청일점, E막내로 표기하였다.

 다섯째, 상호 호혜성이다. 예비 연구기간 동안 연구자는 출강할 때마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먹거리와 생필품들을 제공하였다(장숙, 2010). 먹거리는 경로당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나눠드렸고, 생필품은 놀이를 할 때마다 강화물로 활용하였다. 또한 3달에 한 번 씩은 노인들이 좋아하는 포도주와 튀김, 과일, 제과 등을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연구자는 사전에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쌓았고 본 연구기간 동안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연구 자료 중 심층인터뷰 자료는 연구 참여자의 시간 할애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보상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였다. 이에 할애한 시간을 금전으로 계산해 보상하는 내용을 연구 참여자에게 전달했으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그동안 즐겁게 해 주신 것도 고맙고, 함께 회식도 하고 선생님을 가족처럼 생각한다. 우리에 대한 이야기로 연구한다는데 기쁘게 도와주고 싶었다.” 고 사양하였다.

 연구 참여자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례를 연구하는데 있어, 상호호혜적인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연구자의 윤리적 고려에도 불구하고, 연구과정에서 특별히 연구자가 느끼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밝힐 필요가 있으며, 이는 이후에도 연구자로서 부단히 고민해야 한다(노상은, 2016).

 연구 참여자가 노인인 경우에 연구자가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거나,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는 안일한 판단으로 인해 연구 전체를 그르칠 수도 있다. 이에 위 다섯 가지 준수 사항을 정해 놓고 연구가 끝날 때까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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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메모가 일차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 대부분의 질적 연구 초기 인류학자들의 자료는 현장메모에서 나왔고 메모하는 것은 연구자가 하는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로서 매우 가치가 있다(고미영, 2013).

 연구자는 매회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당일 진행할 놀이의 제목, 내용, 진행방식, 멘트를 왼쪽에 적어놓고 오른쪽에는 진행 중에 발생하는 에피소드나 문제점을 적을 수 있는 양식을 만들어 항상 메모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영상 녹화와 녹음을 통해 대부분의 현장 분위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직관적인 느낌은 길게 기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통찰력을 위한 현장메모는 매우 중요한 원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는 진행자로서 놀이에 대한 설명을 하며 내용을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자만이 알아볼 수 있는 짧은 글, 기호, 그림, 부호 등으로 기록하였다. 때로는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가 놀이에 함께 참여할 때는 동반한 보조 연구자가 메모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현장메모도 프로그램이 끝난 후, 메모의 원 의미를 풀어 기술하지 않으면 시간이 경과한 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당일 기록을 원칙으로 하고 자료로 활용하였다. 총 자료량은 A4 용지 20매이다.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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