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은 주로 운동경기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으로 표현되며, 특히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사회, 문화적 성격을 지니는 강한 정신력이라 말할 수 있다(신정택·김성훈·박윤식, 2009). 추수진(2011)에서는 이기기 위한 강렬한 욕구, 투혼으로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심에 의해 나타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승부욕과 관련한 정의 속에 주목할 현상이 자신감, 자존감, 최선의 노력과 몰입이다. 그 가운데 최선의 노력이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능동적 자세를 취하게 하고, 몰입은 여가 활동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경험함으로서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정준구, 2013)로 긍정적 요인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승부욕이 강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노인과 승부욕에 관련한 선행연구가 전무한 가운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개인과 주변 상황의 변화로 인해 승부욕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에게 나타난 승부욕이, 그들이 젊은 시절에 품었던 승부욕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가늠 할 수는 없었지만 한 결 같이 승부욕이 있었다.

 의미 단위를 보면 승부욕이 생겨 열심히 하게 됨’, ‘이왕 하는 거 이기려 해야 좋아짐’,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도 생김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이기려 해야 좋아짐은 최선을 다해 임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그러는 중에 심신이 좋아져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에 찬 생각을 표현한 것이었다. ‘반칙을 못하게 해야 함은 강한 승부욕을 보여준 대목이었는데 본인 팀이 진 이유는 못해서 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졌다는 표현을 진행자(연구자)에게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판정해주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진행자가 전체적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약간의 의도적 편파진행이 숨겨져 있는 내용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행자가 그렇게 진행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의도를 알고 수긍하였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함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은 아님은 애초부터의 참석 결정과, 참석하는 자세에 대한 질타였는데, 어떤 특정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우회하여 표현한 것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였다. 이 얘기는 이미 3회 차 진행 전에 나왔던 얘기로 그 이후부터는 연구 참여자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에 상대방에게 져 주고 싶은 배려심은 본인들이 졌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지면 서운하고 안타깝고,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상대방도 이기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일부러 져 줬다.’ 라는 말을 숨기지 않고 했으며, 그 자리에서 듣는 상대방들도 아는 듯하며 개의치 않고 기뻐하며 웃었다.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에 이와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 진술되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팀이 잘하고 못함을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서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자 했던 것으로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본다.

(A 예쁜이)

 처음엔 그냥 했는데 자꾸 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동안은 경쟁하는 것은 거의 없었지. 복지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야 혼자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리고 선생님이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 나도 모르게 이기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요즘에는 그래서...하면 열심히 하지 이기려고(웃음). 늙으면 져주기도 해야 하는데 (웃음)...

(B 여사)

 이왕 하는 거, 지는 거보다는 낮잖아. 질 거면 뭐 하러 해. 하지 말지. 나도 그래. 이왕 하는 거 이겨야지. 선생님도 그래서 경쟁하게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 열심히 하게 되고, 그래야 머리도 쓰고 움직이고 하지. 우리가 언제 움직이고 머리 쓰나. 무조건 이겨야 돼.

<그림 17> 현장 메모(승부욕 관련한 내용)

(C 여군)

 반칙을 하지 말아야 돼. 공정하게 해야지. 왜 반칙하는 것을 내버려둬. 그냥 아니 화나는 것은 아닌데 몇 명 있다니까. 꼭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간다니까. 웃기기도(웃음) 하고 눈에 보여요. 아니면 선생님이 반칙하는 거 못하게 해주셔. 물어보면 안 그랬다고 하고. 시침이 뗄 테니까 사진 찍어 놔야 돼(웃음).

(A 예쁜이)

하려면 하고 안하려면 하지 말아야지. 뭐 하러 참석해. 그냥 다른 방 가있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제일 싫어. 그러니까 매일지지.

(D 청일점)

 늙으면 여자나 남자나 다 같아. 나보다 더 힘센 사람들도 있고 저 여자 얼마나 억센데. 이 사람들 얼마나 힘센데 내가 남자라고 해서... 어이구 이젠 져요. 저 사람이 제일 힘센 사람이야 (농담처럼 대상을 지칭하며)그래도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 이런 것은 아니지 열심히 해야지.

(E 막내)

 우리도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거든 지면 얼마나... 말은 못해도 속으로 화날걸. 그래서 우리가 많이 이겼으면 가끔은 져주려고도 하지. 얼마나 이기도 싶을까 싶어서... 그럼 우리도 산 인생이 얼만데 분위기 다 알지. 선생님도 좋을걸(웃음).

 

전남희(2018) " 노인 대상 치매예방 놀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사례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국여가문화 전인교육센터-부설 노인재활놀이연구소 02-2631-6513, 전남희 010-3355-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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